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하고 차일피일 미루던 곳이 있었다. 서해 바다는 특히나 물때를 잘 보고 가야하는데 특히나 이곳은 간조 시간 전 후 2시간 이내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여행 계획을 급하게 잡는 나로서는 항상 물때 시간이 안 맞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리 날을 잡고 물때표 확인을 한 후 길을 떠났다. 물때 확인은 네이버 검색으로 '태안 물때'를 검색하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곳은 태안 가볼만한 곳으로 해식동굴이 멋진 파도리 해수욕장이다. 몇해 전만 해도 이곳을 가려면 주차가 늘 문제여서 이곳에 위치한 카페를 이용해야만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생긴건지 모르지만 현재는 공터에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주변 펜션과 횟집 앞 등 공터가 꽤 널럴하니 주차하기 편리했다.
파도리 해변에서 해식동굴은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해변을 걸으며 우측으로 천천히 걷다보면 푸른바다가 파도로 철썩인다. 서해라고 믿기 어려울정도로 물빛이 맑고 푸르다.
거기다 파도도 동해 못지 않게 철썩이니 이곳이 서해바다가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거기다 해변의 반 이상은 모래가 아닌 이렇게 예쁜 자갈들로 가득하다. 아기자기 예쁜 돌들이 오고 가는 파도에 보석처럼 반짝인다. 자갈에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변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글 동글 예쁜 돌들을 만지작 만지작..바다향이 진하다.
시간이 널럴하니 천천히 해변 구경하며 걸으니 좋았다. 동굴이 가까워지니 해변은 이제 모래사장으로 바뀐다.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해식절벽 위로 자라난 나무들이 신기하다. 온통 갈색빛인 해식절벽 위 초록빛이 유독 눈이 갔다. 절벽의 모습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이국적이다.
가는 길 내내 사진을 자꾸 찍게 만들정도로 모든 장소가 포토존이다.유명 포토존인 해식동굴로 가기 위해서는 꽤나 험난한 길이 펼쳐진다.울퉁불퉁 바위 언덕 위를 조심조심 올라 아래로 향했다.가는 길이 조금은 난관이니 필히 운동화를 신고 가길 권해 드리고 싶다.
험난한 바위길을 지나면 드디어 이곳의 sns 메인 포토존인 해식동굴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주말이라 사람들이 무척 붐비니 인파없이 찍기는 어려웠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기다리니 한적한 풍경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노을을 배경으로 찍고 싶었지만 간조시간에 노을시간까지 맞추기엔 정말 쉽지 않은 곳이다. 동굴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는데 두 곳 모두 동굴 속에서 바다를 풍경으로 역광으로 찍으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멋진 풍경사진을 건질 수 있다. 동굴 너머로 보이는 해변의 풍경이 일품이다. 그걸 모르고 오신 분들도 있었는데 부러 포토존을 알려주며 사진을 찍어 주는 오지랖을 부리기도 했다.
연인들의 모습은 어디서든 흐뭇하다. 서로 알콩달콩 인생사진 찍어 주는 모습조차 사랑스럽다. 세대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끊이지 않고 해식동굴을 찾고 있었다. 그 덕에 사람없는 풍경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에서 꽤나 죽치고 있었던 듯하다.
그 덕에 동굴모습을 세세하게 더 관찰할 수 있었는데 메인 해식동굴 옆으로 코끼리 코 모양처럼 보이는 작은 동굴도 발견하였다. 어디서든 감성사진 찍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구경을 실컷 하고 나오는 길 따개비와 해초들도 구경하며 바다를 맘껏 즐기고 돌아왔다. 파도리 해식동굴은 아름답지만 자칫 잘못하면 고립과 안전사고로 위험할 수 있으니 필히 운동화와 물때 시간을 꼭!확인하고 일행들과 함께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